세가와병(Segawa disease)은 도파 반응성 근긴장이상(Dopa-Responsive Dystonia, DRD)의 일종으로 희귀한 유전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주로 어린 시절에 발병하며 시간의 경과와 함께 증상이 점차 악화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세가와병의 원인과 증상, 뇌성마비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세가와병의 원인
세가와병은 도파민 합성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도파 반응성 근긴장이상의 한 유형입니다. 이 질환은 주로 GCH1(GTP Cyclohydrolase 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GCH1 유전자는 도파민 합성에 중요한 효소인 테트라하이드로비오프테린(Tetrahydrobiopterin, BH4)의 생성을 조절합니다. 테트라하이드로비오프테린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합성에 필수적인 물질입니다. GCH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도파민 생산이 감소하면 근긴장 이상과 기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질환은 상염색체 우성유전 방식으로 유전되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산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도파민 합성은 크게 티로신 하이드록실화(Tyrosine Hydroxylation)와 L-Dopa의 탈카복실화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효소인 티로신 하이드록실레이스(Tyrosine Hydroxylase, TH)가 아미노산인 티로신(Tyrosine)을 L-Dopa로 변환하는 데 이 과정에서 보조인자인 테트라하이드로비오프테린(BH4)이 필요합니다. L-Dopa는 도파 탈카복실레이스(Dopa Decarboxylase)에 의해 도파민으로 변환됩니다. BH4는 티로신 하이드록실레이스의 필수 보조인자로 이 물질이 부족하면 티로신에서 L-Dopa로의 전환이 제한되어 도파민 생산이 감소합니다. GCH1 유전자는 BH4의 합성을 조절하는 효소인 GTP Cyclohydrolase 1을 암호화합니다. 돌연변이가 있으면 BH4의 합성이 줄어들어 티로신 하이드록실레이스의 효소 활성이 저하되고 도파민 생산이 감소하게 됩니다. 드물게는 다른 유전자(예: TH 또는 SPR)의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티로신 하이드록실레이스(TH)를 직접 암호화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효소의 기능 자체가 약화되고 이로 인해 티로신에서 L-Dopa로의 전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BH4와 연관 있는 효소인 세피아프테린 리덕테이스(Sepiapterin Reductase)를 암호화하는 SPR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BH4가 효과적으로 재사용되지 않아 도파민 생성 과정이 억제될 수 있습니다.
2. 증상
세가와병은 주로 근긴장이상(dystonia)과 도파민 결핍으로 인한 운동 장애 증상이 나타납니다. 근긴장이상은 가장 흔한 초기 증상으로 하지에서 시작하며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여 걷기와 같이 다리를 사용하는 활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발끝으로 걷기나 내반족(발목이 안쪽으로 꺾임)과 같은 걸음걸이 이상이 나타납니다. 이 질환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증상의 심각도가 시간대에 따라 변한다는 점입니다. 밤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인 아침에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녁에는 하루의 피로가 누적됨에 따라 증상이 점점 악화됩니다. 이런 증상 악화는 도파민 저장량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초기에는 다리에 국한된 증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팔, 몸통, 목 근육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걷기 어려움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장시간 걷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근육이 경직되어 특정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가벼운 떨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운동 후에도 쉽게 지치고 근육통을 자주 겪을 수 있고 운동의 속도가 느려지고 행동이 둔화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파킨슨병에서 관찰되는 느린 움직임과 유사해서 파킨슨병으로 오진되기도 합니다. 도파민 부족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에 영향을 미쳐 우울감, 무력감, 감정 기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L-Dopa 투여 후 대부분의 운동 증상이 빠르게 개선되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세가와병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증상이 점차 악화되어 심각한 운동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뇌성마비의 차이점
세가와병은 대부분 소아기에 발병하며 걷기 시작한 어린이에게서 처음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뇌성마비는 출생 전이나 생후 몇 년 이내의 초기 뇌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생후 몇 달 안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세가와병은 희귀한 유전성 신경 질환으로 주로 GCH1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합니다. 뇌성마비는 뇌 발달 과정 중 손상으로 인해 운동, 자세 조절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출산 전후 뇌손상이나 산소 부족(저산소증), 조산, 감염, 출산 과정의 합병증 등이 뇌성마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병의 주된 증상은 운동 장애로 걸음걸이 이상, 근육 강직, 점진적으로 심해지는 근육 경련 등이 있으며 이런 증상은 시간대에 따라 변하며 저녁이나 피로할 때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뇌성마비의 증상은 근육의 강직, 비정상적인 움직임, 관절 변형 등 다양하며 뇌성마비의 증상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이 질환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도파민 전구체인 L-Dopa를 투여하면 증상이 대부분 완화되므로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성마비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뇌성마비의 치료는 재활 치료, 물리치료, 작업 치료, 근육 이완제와 같은 약물 치료, 수술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집니다.